오랜만에 지메를 했다.

처음 지오메트리 대시를 했던건 모바일이였던걸로 기억하는데, 게임이 너무 어려웠다 ㅠㅠ.

그래서 얼마 하지도 않고 초반 맵도 거의 못깼던 기억이 난다.

그때 플레이스토어에서 샀는데 스팀에서 또 샀다;;;

아무튼 오랜만에 이 추억의 게임을 다시 켜봤다.

오랜만에 하는데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생각보다 게임이 할만했다.

그래서 별 먹으면서 첫 맵부터 쭉 밀면서 깼다.

30분동안 이 맵만 도전해서 깼다.
그리고 게임 껐다.
눈이 너무 아팠다.

게임 끄고나서 든 생각인데, 게임이 은근 재밌었다.

근데 이게 다른 게임들이 재미를 주는 방식과 다르게 특이하게 재밌었는지라 한번 왜 재밌었는지를 적어보려고 한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백준을 푸는 것과 같은 재미를 느꼈다.

나는 지메를 하면서 성장의 재미를 느꼈다.

근데 여기서 성장의 의미가 좀 다르다.

보통 성장하는 재미라고 하면 레벨업이나 장비 강화 같은걸 생각할텐데

여기서 느낀 성장은 저번 트라이보다 더 나아진 내 진행도라거나,
정확한 타이밍에 연속적으로 어려운 동작을 성공적으로 수행할때 느끼는 재미였다.

여러 기술(말 그대로 타이밍 손기술)을 익혀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 그리고 PvE에 가깝게 과거의 나보다 더 나아지는 것, 여기에다가 내가 한 행동을 명확하게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나는 이 게임이 마치 문제풀이 같다고 생각했다.

 

문제 풀이란 무엇이냐?

일단 예시로 한번 설명해보겠다.

 

예를 들어 수능 4점짜리 문제에서 (실제로 있는 문제를 가져온게 아니다)


-삼차함수의 극대/극소
-삼각비를 활용하여 그래프에서 길이 구하기
-삼각함수 코사인 법칙
-삼수선 정리
-이차방정식의 근의 공식


을 연달아 써야지 풀리는 문제가 있다고 가정하면


우리는 이 개념에 대해 모두 숙지하고 있어야 하며 
해당 문제에서 이 개념을 떠올릴 수 있고, 적용하여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
이것이 고등학교 수능 수학에서의 문제풀이다.

 

백준도 비슷하다.


- DP
- 구현
- 큰 수 연산
- 세그먼트 트리


이런 태그를 단 문제가 있다면(존재하는 문제를 갖고온게 아니다)
일단 세그먼트 트리 자료구조를 알고 있어야 하며
큰수 연산을 어떤 방식으로 구현해야하는지를 이해하고
문제에서 DP식을 세워내서 풀어야 한다.
이건 PS에서의 문제 풀이다.

 

보면 금방 눈치챌 수 있듯이 형식이 같다.


특정 지식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해당 지식을 바탕으로 문제의 풀이를 알아내야하고
지식들을 활용해 문제를 풀어내야한다.

지오메트리 대시도 이와 동일하다.


지오메트리 대시에는 각 여러 형태가 맵이 있는데,
이번에 깬 공식 맵인 Cycles를 예시로 들어보자 https://namu.wiki/w/Cycles#GMD
맵 구성은 다음과 같다


1. 3단 가시와 페이크로 도배된 큐브 구간. 어려움
2. 볼 모드의 첫 등장. 쉬움
3. 연속 중력 반전 비행 구간. 보통~매우 어려움(익숙한 정도)
4. 아주 잠깐의 큐브 모드와 마지막 볼 구간. 보통

1번의 경우 3단 가시 타이밍을 익혀야 하고, 맵을 외워 페이크 구간을 넘길 수 있어야 한다.
2번의 경우 그냥 볼 모드 쓸줄 알면 된다.
3번의 경우 해당 구간에서 임기응변이 아닌, 해당 기믹 대처법을 알아야만 넘어갈 수 있다.
4번의 경우 2반 어려워진 버전인데 그리 어렵지 않다.

지식을 나열하는 식으로 풀어쓰면
- 3단 가시 점프
- 페이크 무시
- 볼 모드
- 연속 중력 반전 비행
등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히든 코인까지 포함하면 더 있다. https://namu.wiki/w/Cycles#s-2.2

이건 첫번째 코인이다.

올라가는건 어렵지 않은데

내려올때 타이밍이 약간이라도 엇나가면 그대로 죽는다.

타이밍만 익히면 생각보다 할만하다.

 

이건 2번째 코인이다.

여기 오기 전에 혼란스러운 비행을 거치고 와야해서 먹기 어렵다.

다만 해당 구간에 익숙해지거나 넘길만해지면 코인 먹는거 자체는 생각보다 할만해진다.

여기는 3번째 코인이다.

여기는 너무 어려웠던게

짧은 시간 안에 읽기 어려운 길에서 여러번 조작을 해야한다.

그전에는 여기 사이로 들어와야 하는데, 타이밍이 1번처럼 빡빡하다.

들어오기 빡빡함 + 들어와서 혼란스러움 + 맵 읽기 빡셈 + 다른 코인에 비해 길이 긺

으로 인해 난이도가 많이 높다.

근데 저걸 다 처리하면 결국 먹을 수 있다.

 

이런식으로

- 해당 맵에서 타이밍을 외워야 하고

- 특정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하며

- 이를 이용해서 연속적으로 죽지 않고 깨야하며

- 죽거나 깼을때 진행도로 어디까지 갔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문제풀이와 형식이 같고, 문제풀이를 통해 얻는 재미와 같다고 느꼈다.

 

다른 특징이 더 있다.

맵 난이도가 여럿 있으며 난이도 폭이 너무 커 말도 안되게 어려워지고 그걸 뚫어낼 수 있는 극소수 유저가 있다던가

시간이 지나면 유저들의 실력이 상향평준화되어 결국 더 어려운 맵이 생겨나며 더 많은 사람이 클리어 한다는 점이

 

리듬게임을 연상되게 하였다. 그러고보니 리듬게임도 문제풀이랑 형식이 꽤 비슷하다.

 

 

이렇게 비슷한 재미를 주는 분야들을 모아놓고 보니 한가지 사실을 발견했다.

이런거 좋아하는 사람은 이런거만 한다.

 

그러니까 이게 무슨 말이냐면

백준 티어가 높은 사람은 높은 확률로

- 지오메트리 대시 익데를 깨는 사람이거나

- 셀레스트 그랜드 마스터를 한다던가

- 수능 수학or과탐2 1등급을 찍었다던가

- 테트리오 랭크가 U 이상이거나

- 리듬게임 뭐 너무 많아서 예시 들기가 어렵다

- 악기 하나를 오랫동안 연주해왔다던가

이중 하나정도는 만족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물론 많이 과장하긴 했지만

대충 어떤 느낌을 말하고 싶은건지 감이 왔는가?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활용하여 문제를 푸는 행위도

많이 해본 사람이 잘한다는 것이다.

 

공부도 해본 사람이 잘한다는 거랑 똑같다.

 

그렇다! 이런 논리선상에서는-놀랍게도-게임이 공부랑 동일하게 볼 수 있다.

 

단순히 피드백을 잘해주는지 잘 못해주는지 차이일 뿐이다.

수학 앞에 '수능'을 붙인 이유가 이거다. 수능은 시험 보고나면 채점 바로 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오메트리 대시 리뷰를 해야하는데 너무 다른쪽으로 센거 같다.

 

아무튼 기존의 게임들과는 다르게 나 자신을 단련한다는 점에서 재미를 주는 게임이였다.

재밌게 했다. 

몇주동안 더 해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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