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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뷰

용사님 돌았어요 리뷰

총평: 도파민 버튼, 그 뒤에 숨겨진 의미없는 규칙들

 

서론:

용사님 돌았어요의 월드 2까지 깬 뒤, 나는 내가 이 게임을 왜 하고 있는건가 생각이 들었다.

최근 111%는 랜덤성에 기반한 기본 플레이 구조를 가진 게임들을 줄줄이 뽑아내고 있는데 ‘용돌’(이하 용사님 돌았어요) 또한 그런 맥락에서 나온 게임이다.

 

본론(디자인):

용사님 돌았어요의 디자인은 한마디로 ‘도파민 버튼’이다. 기존의 복잡한 컨트롤에서 단순화되고 있는 모바일 게임의 트렌드를 반영하듯, 조이스틱마저 사라지고 버튼만이 남았다. 근데 이 버튼마저도 큰 의미가 없다. 우리가 대사를 넘기기 위해 클릭을 하듯이, 그저 게임은 플레이어의 컨트롤과는 하나도 연관성이 없고 알아서 진행된다. 모두의 마블처럼 주사위 컨트롤도 없다. 그저 알아서 굴러가는 것을 보고, 감상한다.

 

물론 이외의 조작 또한 존재한다. 이 게임의 재미는 여기서 발생한다. 바로 장비 획득. 적을 처치하든 이벤트를 통해 획득하든 장비를 획득한다. 일단 획득한다는 점에서 유저가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여지가 없고, 만약 기존의 장비보다 좋은 장비를 획득한다면 기분이 좋기만 하다. 즉 장비 획득은 그저 그렇거나 좋은 일이다. 구린 장비가 나온다고 해도 선택하지 않을 경우 재화로 자동분해된다. 하지만 이 부분이 가장 재밌는 이유는 선택이다. 어떤 장비를 갖고 가는게 좋을까? 이 상상을 하는 행동 자체가 하나의 즐거움이다. 장비를 비교하는 게 이 게임의 주요 컨트롤 중 하나인 이유가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전투는 간단하다. 장비중인 장비, 소지한 축복에 영향을 받는 상태로 캐릭터과 적과 싸운다. 단순한 스탯 싸움이다. 약간의 바리에이션(전체 공격, 피흡등 장비에 붙는 옵션)에 따라 게임플레이가 조금 전략적으로 변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장비를 획득’했다는 전제하에 그런 플레이가 가능하다. 캐릭터는 공격 쿨타임마다 적을 공격하고, 적은 쿨타임마다 캐릭터를 공격한다. 체력이 먼저 닳는 캐릭터가 죽는다. 플레이어의 경우 물약을 통해 원하는 때에 체력을 소량 회복시킬 수 있다. 다만 이마저도 운에 따라 획득하거나 말거나 그 차이다.

 

본론(과금):

‘용돌’은 과금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게임으로 추정된다. 일단 스펙업 수단이 매우 한정적이다. 스탯 증가, 펫. 스탯 증가는 말 그대로 기본 스탯이 증가하는 양으로, 사실 증가폭이 매우 적어 게임플레이에 끼치는 영향이 여러모로 적다. 펫 같은 경우 좀 더 직접적으로 게임플레이와 영향이 되지만 운을 기반으로 진행되는 디자인에서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이 제한적이다. 주력 상품은 아무래도 편의성 기능을 모아둔 패키지인것 같다. 애초에 게임 자체가 계속 업데이트를 하는 라이브 서비스 게임보단 한번 출시하고 버려질 예정인 게임에 가까워 보인다. 구조부터 확장성이 없다.

 

본론(유사게임):

그나마 비슷한 게임이라고 할만한 게 없다. 모노폴리 맵을 이렇게 해석한 게임도 꽤 드문데 반해 조작할 여지를 완전히 줄였기 때문에. 

 

결론:

기존 뱀서류 게임들이 조이스틱이라는 이동 조작법을 남기고 나머지는 랜덤 선택이라는 기능에 맡겨도 게임은 재밌다는 획기적인 발견을 해내었다면 이 게임은 조이스틱을 넘어 버튼만으로 진행이 되도록 진화하였다. 다만 컨트롤적 요소가 거의 사멸하고 오직 운만이 게임의 진행에 영향을 주게되니 이게 게임인지 인터렉티브 무비인지 구별하기도 어려워지는 지경에 왔다. 심지어 운이라는 키워드에 매몰되어 BM구조도 의도적으로 약화해 수익성도 적은 디자인으로 설계했다. 좋은 시도는 맞으나 과도하게 실험적인 게임. 오래갈 게임은 아닐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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