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플레이 인증부터
'더 스파이크 : 크로스'는 배구 모바일 게임이다.
이번 글에서는 5년만에 다시한 이 게임에 대해 리뷰를 진행해보겠다.
내가 알고 있던 (구)더 스파이크는 고3 개발자 2명이서 만들었다는 게임이다.
처음에는 모바일로 플레이를 하다가, 스팀 버전이 나와서 스팀으로 나름 할만큼 했다.
근데 개발자가 군대를 간 이후로 한동안 잊다가 오랜만에 다시 해보게 되었다.
바뀐 모바일 이미지.
한줄평: 나아진 스토리, 여전히 재밌는 배구, 하지만 서브컬쳐라기에는 아쉬운.
1. 스토리 개편
일단 일러스트와 함께 스토리가 개편되었다.
(구 일러)
(신 일러)
확실히 상용게임다워지고, 예뻐졌다.
스토리도 매우 변화했다.
기존 더 스파이크는 더 스파이커 스토리 하나가 19 스테이지까지 존재하는 방식으로, 주인공인 백시우가 자신의 라이벌이자 친구인 남재현과 재능과 노력이라는 주제로 갈등을 빚어내는 것이 기본 골자이다.
PC의 경우 세터 스토리도 포함되어 있지만 제외한다.
대부분의 경기는 스탯만 다른 상대에 대해 15점 경기를 진행하는 식이다.
이는 괜찮은 레벨디자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비슷한 방식의 플레이가 전개되어 불만족스러웠고, 스테이지의 호흡이 너무 길었다.
15점내기는 1점에 30초 걸린다 해도 약 7분이다. 변수가 하나 없는 AI를 대상으로 7분간의 경기는 꽤나 지루하다.
하지만 5년만에 돌아온 더 스파이크는 이러한 문제를 전부 해결한 채로 기다리고 있었다.
(스토리 사진)
백시우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던 스토리는 각각
- 마윤석(페이크 주인공)
- 모래 사장(지형 변화)
- 전국대회 예선전(기존 스토리 축소)
- 슈퍼스타 챌린지(외부 대회)
- 전국대회(기존 스토리 축소)
- 일본 여행
- 선림고
- 크리스마스
등 세분화된 스토리로 변화하였다.
그리고 각 스토리 마다 배경이나 주제 나오는 캐릭터가 달라 새로운 스토리라는 느낌을 제대로 주었고, 환경이나 적이 특수한 기믹을 갖고 있어 반복되는 게임 플레이에 다양한 변수를 주었다.
특히 컨디션이라는 시스템을 추가해 기존의 '변수가 없어서 똑같은 경기가 반복된다'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돋보였다.
기존의 더 스파이크의 가장 큰 문제라고 느낀것이 "변화/변수의 부재"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했었는데, 이걸 환경이나 컨디션으로 변주를 준게 문제의 여러 부분을 해결했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가장 좋았던건, 한판당 8, 12경기만 이기면 된다는 것이였다.
늘어난 스테이지를 고려해 경기수를 줄인건데, 이게 게임 호흡 조절에 도움이 되었다.
여전히 15경기였다면 진작에 피로도가 넘쳤을 것이다.
난이도도 꽤 괜찮았다. S급 캐릭터 하나 없이 모든 컨텐츠를 즐겨봤고 대응 방법만 생각할 수 있으면 큰 문제 없이 전부 클리어 할 수 있었다.
최애 스토리
스토리중 제일 마음에 들었던 스토리는 아무래도 크리스마스 스토리다.
사실 러브라인에는 크게 관심이 없고 주인공의 과거사를 풀어내는 부분이나 이 스토리에서 개발자들이 시도한 연출, 미니게임, 새 매커니즘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마지막 스테이지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스토리 상 눈오는 추위에 배구를 하고 있다는 설정에 맞춰 실시간으로 기온이 떨어지고, 아군 팀의 스탯이 하락한다.
5점 마다 서포트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데, 이 아이템은 추위 방어 or 스텟 증가 등의 효과를 가지며, 3가지 선택지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프로스트 펑크와 뱀서라이크를 동시에 하는 기분이 드는 정말 재밌는 스테이지이다.
특히 이 스테이지는 25경기를 이겨야 해서 프로스트 펑크 특유의 '점점 추워진다'라는 특유의 컨셉이 잘 녹아들어 게임 플레이에 반영되었다.
이러한 특징들은 앞서 언급했던 '변수가 없다'는 문제도 완벽하게 해결했다.
또 기존 더 스파이크 베타버전(불확실함)의 리시브 방식이였던 타이밍에 맞춰 리시브를 누르는 방식이 돌아온게 정말 좋았다. 개인적으로 배구공을 리시브하는게 그냥 수비 버튼을 꾹 누른다는 걸로 처리하는 것이 매우 아쉬웠는데 이렇게라도 옛날 아이디어를 살렸다는 점이 정말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 나는 27:25로 깼다.
윙스 A, 세터 A+, MB B+로. 물론 과거부터 더 스파이크를 하던 유저라는 문제가 있지만 이정도 저스펙으로 후반부 스토리를 밀 수 있는 부분은 고평가 할만 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스테이지를 제일 좋아한다.
다만 마음에 안드는 것도 있다.
대부분 새로운 기믹 적용으로 인해 기반 코드를 새로 짜서 그럴거라고 생각해서 참작은 되나 버그는 버그다.
일단 듀스 버그가 있다.
기존의 듀스 발생시 목표 점수가 빨강색으로 변하며 +1 되지만 이 스테이지는 듀스가 되어도 변하지 않는다. 다행히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작동하여 듀스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진다.
AI도 약간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기존 AI들은 내가 수비를 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직접 달려와 수비를 하는데, 잠깐 수비를 눌렀다가 풀면 아군 AI들은 수비하지 않는다.
다른 경기들처럼 대신 수비하러 달려와주면 좋았을 텐데.
편의성 개편
아까 언급한 컨디션 시스템 말고도, 게임 내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기존 아군 AI는 포지션에 절대적으로 코딩되어서 다른 캐릭터가 블로킹을 준비하고 있던지 말던지 블로킹을 했는데, 이제는 플레이어가 블로킹을 하려고 하면 아군 AI는 블로킹을 취소하고 다른 행동을 한다.
이게 정말 마음에 든다.
이거 말고도 내가 스파이크를 잘못 때려서 바닥에 꽂히려 할때, 터치 횟수가 남았다면 아군이 리시브를 해준다.
조절이 익숙하지 않은 초반에 은근 유용하게 썼다.
근데 어째서인지 경기 시작전 로테이션시 적 포지션이 같이 로테이션 하는 기능이 사라졌다. 물론 재경기 시에는 변화한 로테이션이 유지된 채로 시작할 수 있다.
여전히 자잘한 버그
그래도 많은 버그가 고쳐졌지만 자잘한 버그는 여전했다.
- 인터넷이 불안정할 경우 클리어해도 경기가 끝나지 않음. <- 딱 한번 겪긴 했다. 워낙 인터넷이 불안정한 곳에서 했던거라 무조건 서버와 통신한뒤 결과를 내놓는 앱 입장에서는 예상 가능한 현상이기도 하다.
- 한 경기가 끝날때 쯤 슬라이드 버튼을 타이밍에 맞게 누르면 계속 눌리는 버그 <-이거 몇년 전에도 있던 버그다.
- 적군이 네트 바로 밑에서 언더 토스로 공을 올리는데 이게 네트에 진짜 가까워서 그냥 스파이크 치면 점수를 획득할 수 있음. <- 은근 점수 날먹할 때 많이 써먹음.
이거 말고도 골드 티어 미션중 낮은 블로킹이라는 미션이 존재하는데 요령을 알기 전까지 굉장히 어려워서 여러번 시도했는데 신기한 버그를 많이 봤다.
재경기를 한 40점 정도 얻을 정도로 하면 핸드폰이 뜨거워지고 드믈게 프레임 드랍이 3~6초 정도 오기도 하며 윙스파이커가 반반 정도로 서브를 실패한다. 궤적이 나오지 않는 점프 플로터 서브를 한다던가 아예 스파이크를 치지 않아 서브가 실패한다.
한 80점쯤 재경기를 했을 때 크래시가 나 게임이 꺼져서 당황했었다.
개인적인 추측으로 류현 관련 리소스가 어디서 세고 있던게 아닐까 싶다.
메인 스토리 외 컨텐츠
토너먼트는 일일퀘스트로 바뀌어 재화수급 용도의 컨탠츠로 변했고 콜로세움은 로그라이크 느낌을 내려고 한거 같긴 한데, 솔직히 그다지 만족할만한 컨텐츠는 아니였다. 로그라이크 요소를 대거 채용한게 보이기는 하는데(노드기반 맵, 강화 선택) 이게 얻는 강화가 대부분이 구린 강화이다보니 재미가 없었다.
나머지 하나는 다른 게임의 서브 스토리 포지션, 그러니까 기간 이벤트였는데 나쁘지 않았다. 미래 주차 미션을 미리 카운트 해주는 친절함은 설령 코드 실수라 해도 참 좋다고 느꼈다. 스토리적으로 백시우가 없어도 다른 캐릭터의 백스토리를 풀어내준다는 부분도 좋게 볼 여지가 충분했다.
서브 컬쳐?
사실 게임 일러스트를 보면 이 게임이 서브컬쳐를 지향하는 게임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일러스트의 디자인을 보면 다른 서브컬쳐 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금방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근데 그렇다고 서브컬쳐 게임이라고 보기에는 스토리도 빈약하고 캐릭터성도 어필되는 부분이 너무 적었다. 아, 오해를 줄이기 위해 정정하겠다.
"비교적 적었다".
기타 의문점
사실 나는 PC 더 스파이크의 보안을 뚫어본 적 있다. 전에 그냥 메모장으로도 보였던 적이 있었고(기억은 잘 안나는데 뽑기 관련 확률을 base64로 암호화 해놓은 흔적을 봤던걸 기억한다)
재화가 치트엔진으로도 뚫리고, 따로 빌드본 암호화를 안하는 건지 디컴파일만 해도 내부 코드가 적나라하게 보였다.
보안쪽으로 잘 아는게 아니라 모바일 더 스파이크는 조사해본적이 없지만 이제는 보안 수준이 나아졌을까, 라는 궁금증을 남기며 오늘 리뷰 남긴다.
3.8/5
나아진 스토리, 여전히 재밌는 배구, 하지만 서브컬쳐라기에는 아쉬운.
'게임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용사님 돌았어요 리뷰 (0) | 2025.03.31 |
---|